어린왕자는 너무나도 순수합니다. 그의 일상은 화산을 청소하고, 바오밥나무와 꽃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 등의 너무나도 단순한 행동이죠. 그의 세계는 그가 살던 소행성이 전부입니다. 한때 비행기 조종사 친구가 있어서 즐거웠지만 그가 이제는 없기에 그를 생각하고 다시 보려고 하죠. 어린왕자가 지구에 내려오기 전에 자신의 정원을 정리하다 자신이 뽑히는 것을 원치 않았던 잡초가 그에게서 순수성을 앗아갔습니다. 친구가 상자에 넣어주었던 양은 거짓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도 마찬가지였고 그로 인해 그에게 있어서 이 세상은 모두 거짓으로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어린왕자는 지구로의 여행을 결심하게 됩니다. 어느 날 고속도로를 지나던 화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어린왕자는 순수성을 어느 정도 되찾게 되고 이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린왕자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던 화자도 정작 자기자신이 어린왕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고 이른바 사랑의 기적을 받았음을 알게 되면숭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 책의 화자는 어린왕자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 이야기는 하나같이 주옥같은 것들이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화자는 이 많은 이야기들을 자신의 경험으로 알았다고 합니다. 어린왕자에게 있어 화자는 현자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화자는 어린왕자와 같이 여행을 하는 동안 이런 좋은 말을 하는 자신이 오히려 그 좋은 말들을 실천하지 못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린왕자는 화자가 하는 말을 듣고 하나씩 그것들을 이해하면서 그것을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은 어린왕자와 화자와의 이야기를 듣는 독자로 하여금 많은 깨달음을 주지만 그것보다도 화자가 하는 '말'보다 어린왕자가 몸소 실천하는 '행동'이 정말 중요함을 강조하는 듯합니다.
현대사화에서 순수성이 과연 남아있을까요? 어린왕자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것은 그 책이 담고 있는 '순수성'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기에 이 책의 존재는 더더욱 소중합니다. 순수성을 찾아보기 힘든 21세기에 현대인들은 다시 한 번 어린왕자의 순수성을 느껴야 하는 것이죠. 어린왕자가 써진 20세기는 수많은 전쟁과 냉전 등 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웠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으면서 순수성이 사라졌지만 지금 21세기에는 사회 자체는 안정적으로 보일 지 몰라도 입시나 취업 등 항상 경쟁하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이 인간관계라던가 사랑 등에서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꼭 가져야 할 순수함을 잃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이런,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시기에 한번쯤 꼭 나왔어야 했을 책인 것입니다.
이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는 외국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힐링이 대세였지만 그 현상은 해외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 듯합니다. 저는 이 책에서 화자가 어린왕자가 나누는 대화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어린왕자처럼 가슴에 뭔가 와 닿는 게 많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이 책에서 또 하나 맘에 드는 점은 이 책은 특정 종교나 사상적인 교리에 치우치는 일부 책들과는 달리 정말 인류보편적인 가치를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이 상당히 쉽게 써졌기 때문에 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사람들이라도 책의 어느 한 구절에서라도 어떤 감동을 받을 것잉고, 책을 아무리 읽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책을 읽다보면 마음속에서 뭔가 느끼는 게 있으리라고 봐요. 다만 이 책이 화자가 어린왕자를 가르치는 형식으로 구성되다보니 화자의 이야기들이 언뜻 설교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아쉬워요. 하지만 이 책은 화자의 '말'보다 어린왕자의 '행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 점은 다소 완화가 된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어린왕자를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어도 될까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읽어도 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저도 어린왕자 안 읽었거든요. 하지만 이 책에서 내세우는 가치들은 충분히 얻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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