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침묵의 미래

김애란 등저
문학사상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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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설도 참 대단하지요.

*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저는 교과서에서 나오는 책들을 제외하고 순수문학을 읽은 적이 거의 없음을 밝힙니다.

 

 

 최근 외국소설을 많이 읽고 있는데 절대 이 책들이 판타지 소설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하면 이 책은 순수문학인가? 하면 다소 의문이 듭니다. 애초에 순수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 일단 다소 난해하고, 분명한 주제의식이 있고, 보통 짧고(교과서에 실릴만한), 솔직히 재미는 그다지 없는, 대충 이정도의 인식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이번 2013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고 일단 이 작품집이 심사기간동안 나왔던 모든 문학작품을 대상으로(보통 책/잡지에 실리는) 하기에 이 책을 토대로 해서 '우리 문학이 이런 식으로 발전하는구나'를 말해보면(다시 말하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의 문학만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매우 주관적이지요.) 우선 21세기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소재가 다양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반드시 현실적인 소설을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일례로 대상을 수상한 김애란의 '침묵의 미래'는 소수언어박물관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이평재의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는 그리네스라는 가상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옛날 소설의 주인공이 억압당하는 학생, 자기 자신을 이미지화한 소설가 정도인 것에 비하면 정~~말 다양해졌더군요. 둘째로 요즘 쓴 소설이라서 그런지 교과서의 소설보다 확실히 재미있습니다. 옛날에 쓰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87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등을 보면 메시지는 확실히 던져주지만 과연 '교과서가 아니면(혹은 수능) 이 책을 읽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물론 저에게 사회의식이 없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당시는 혼란스러웠으니깐요.). 여튼 이번 작품집의 소설들은 다 요즘소설이라서 그런지 되게 잘 읽힙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손홍규 씨의 '배우가 된 노인', 이장욱 씨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였고 괜찮게 읽은 작품은 함정임 씨의 '기억의 고고학', 편혜영 씨의 '밤의 마침'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적어도 저에게 재미/흥미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대상작인 '침묵의 미래'는 저에게는 읽기 너무 어려웠던 책이었습니다. 남성작가분들이 유머를 아는 것인지, 아, 천운영 씨의 '엄마도 아시다시피'는 좀, 뭐랄까, 다소 컬쳐소크를 느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경이 이해가 되니 더더욱 신기하기도 합니다.) 기타 제가 언급 안한 작품도 물론 대단한 작품이지만 과연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읽을런지...

 

 

 저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으나 요즘이 책을 정말 읽지 않는 시대라는데 흥미위주가 아닌 이런 '메시지를 담은 다소 난해한' 현대소설이 계속 나오는 상황 자체는 매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일본/미국은 순수문학은 거의 없어진 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물론 속단은 금물이지만요.) 최근 외국소설들이 잘 팔리는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도 언제 이런 순수문학들이 죽어나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에 젊은(상대적으로) 소설가들이 많고 이런 순수문학 상과 수상작모음집 등 아직 순수문학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 자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책 뒤에서도 나왔지만 이 작품집으로 인해 저를 포함해서 순수문학을 좋아하는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니 더욱 좋은 현상입니다. 책도 아마 더 많이 팔렸겠죠. 제 아무리 상업성이 목적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소설가가 먹고는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여러모로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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