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대에서 피아노와 이빨을 봤습니다. 유명한 피아노 공연이죠.


피아노와 이빨. 피아노 + 이빨(이야기)이라는 의미처럼 단순한 피아노 공연은 아니었습니다.


 첫곡으로 비틀즈의 'Hey Jude'라는 곡이 나왔습니다. 매우 유명한 곡이죠. 그다음 곡은 세곡이 연속으로 나왔는데 무슨 노랜지는 몰랐는데 세번째 곡이 그 유명한 '이등병의 편지'였습니다. 그 다음 곡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였습니다. 아코디언도 연주하드라구요. 그 다음곡은 '마법의 성', 그 후에 퀸의 'We are the Champion' , 존 레논의 'Imagine' , 임재범의 '너를 위해'. 마지막 곡은 '사랑으로' 였습니다.


 제가 피아노 공연은 처음 본 것이었습니다. 윤호간씨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나는 여기에 지금 모든 열정과 혼을 쏟아붓고 있어'라는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긴 머리에, 특유의 목소리(좀 멋있는 김경진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까 말한 온몸에 열정을 뿜는 자세가 조화되어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피아노와 이빨'의 백미는 중간의 '정보교류'시간입니다. 이 분은 어릴때부터 집이 좀 잘 살아서 피아노를 어린시절부터 쳤다고 합니다(60년대에 피아노면...). 근데 그 시절부터 악보에 나오는 '점점 강하게', '점점 여리게'등의 기호를 보고 '왜 이렇게 쳐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반대로 쳐보고 여러가지를 하면서 어린 시절에 이미 고정관념을 깨뜨렸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유학도, 대학교도 전혀 다니지 않고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피아니스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분이 '마법의 성'을 칠 때, 보통의 피아니스트들은 '자유롭게~~'부분에서 가장 강하게 치지만 이분은 그 부분에서 잔잔히 치고, 끝부분에서 여운을 남기며 끝나는게 보통의 피아니스트라면 이분은 아주 강하게 칩니다.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나만의 베토벤을 연주하라'라는 말이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만 따져도 실용음악과생이 2만명이 있고, 매년 천명씩 배출되는데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예술계는 1등이 아니면 없어지는 세상이지요. 그런 세상에서 1등이 되기 위해서는 '나만의 베토벤'을 연주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나만의' 베토벤이기 때문에, '나만 연주할 수 있는 베토벤'이기 때문에, 무조건 1등이라는 것입니다. 즉 '독창성'이지요. 되게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느낀 것은, 이 공연을 보면 노래들은 다 익숙하고 어찌보면 쉬운 곡들입니다. 하지만 매우 큰 감동을 줍니다. '적절한' 음악을 하기에 무조건 화려하기만 한 음악보다도 더 멋있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피아노와 이빨'이 1200회가 넘게 공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까 세계 각국, 다양한 사람들에게 연주했었습니다. 역시 세계구 공연은 뭔가 다르구나...라는걸 느낀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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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침묵의 미래

김애란 등저
문학사상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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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설도 참 대단하지요.

*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저는 교과서에서 나오는 책들을 제외하고 순수문학을 읽은 적이 거의 없음을 밝힙니다.

 

 

 최근 외국소설을 많이 읽고 있는데 절대 이 책들이 판타지 소설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하면 이 책은 순수문학인가? 하면 다소 의문이 듭니다. 애초에 순수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 일단 다소 난해하고, 분명한 주제의식이 있고, 보통 짧고(교과서에 실릴만한), 솔직히 재미는 그다지 없는, 대충 이정도의 인식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이번 2013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고 일단 이 작품집이 심사기간동안 나왔던 모든 문학작품을 대상으로(보통 책/잡지에 실리는) 하기에 이 책을 토대로 해서 '우리 문학이 이런 식으로 발전하는구나'를 말해보면(다시 말하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의 문학만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매우 주관적이지요.) 우선 21세기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소재가 다양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반드시 현실적인 소설을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일례로 대상을 수상한 김애란의 '침묵의 미래'는 소수언어박물관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이평재의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는 그리네스라는 가상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옛날 소설의 주인공이 억압당하는 학생, 자기 자신을 이미지화한 소설가 정도인 것에 비하면 정~~말 다양해졌더군요. 둘째로 요즘 쓴 소설이라서 그런지 교과서의 소설보다 확실히 재미있습니다. 옛날에 쓰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87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등을 보면 메시지는 확실히 던져주지만 과연 '교과서가 아니면(혹은 수능) 이 책을 읽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물론 저에게 사회의식이 없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당시는 혼란스러웠으니깐요.). 여튼 이번 작품집의 소설들은 다 요즘소설이라서 그런지 되게 잘 읽힙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손홍규 씨의 '배우가 된 노인', 이장욱 씨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였고 괜찮게 읽은 작품은 함정임 씨의 '기억의 고고학', 편혜영 씨의 '밤의 마침'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적어도 저에게 재미/흥미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대상작인 '침묵의 미래'는 저에게는 읽기 너무 어려웠던 책이었습니다. 남성작가분들이 유머를 아는 것인지, 아, 천운영 씨의 '엄마도 아시다시피'는 좀, 뭐랄까, 다소 컬쳐소크를 느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경이 이해가 되니 더더욱 신기하기도 합니다.) 기타 제가 언급 안한 작품도 물론 대단한 작품이지만 과연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읽을런지...

 

 

 저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으나 요즘이 책을 정말 읽지 않는 시대라는데 흥미위주가 아닌 이런 '메시지를 담은 다소 난해한' 현대소설이 계속 나오는 상황 자체는 매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일본/미국은 순수문학은 거의 없어진 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물론 속단은 금물이지만요.) 최근 외국소설들이 잘 팔리는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도 언제 이런 순수문학들이 죽어나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에 젊은(상대적으로) 소설가들이 많고 이런 순수문학 상과 수상작모음집 등 아직 순수문학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 자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책 뒤에서도 나왔지만 이 작품집으로 인해 저를 포함해서 순수문학을 좋아하는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니 더욱 좋은 현상입니다. 책도 아마 더 많이 팔렸겠죠. 제 아무리 상업성이 목적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소설가가 먹고는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여러모로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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