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마릴리온

J.R.R. 톨킨 저/크리스토퍼 톨킨 편/김보원 역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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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책입니다.

 책이 난해하다는게 여러 의미로 쓰일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경우는 실로 그 양이 방대하여 난해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세계가 멸망하여 악의 군주 모르고스가 죽을 때까지, 그리고 인간들이 한번 몰락하고, '반지의 제왕'의 시작부분과 3세대의 끝까지 다룹니다. 반지의 제왕이 제3세대라던데 이때까지 몇 년이 지났는지는 세기 매우 어렵습니다. 분명히 판타지소설인데 마치 소설이라기보다는 역사책을 보는 듯했습니다. 투린이나 베렌 등 일부 중요 인물들에 대해서는 행적들이 자세히 드러나지만 그 외에는 이랬다, 몇 년이 지났다, 이런 식이고 이게 어찌보면 묘사들이 약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 소설이 현대소설처럼 묘사가 방대했었다면 책의 분량이 끝을 모르고 불어났을테니까요. 등장인물이 수백명이고 이름들이 비슷비슷한데다가 같은 사람도 이름을 서너게 쓰기 때문에 뒤의 부록의 가계부를 보지 않는다면 등장인물들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같은 이치로 가운데땅의 거의 모든 지역이 다 나오기 때문에 부록으로 나오는 지도가 필수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있어야 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책이 너무 방대해서... 차라리 조금 살을 붙이고 2, 3권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가끔 해봅니다.


 처음부분은 솔직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책 내용이 세상을 만들고 이랬다 저랬다 식이니 재미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책이 진행될수록 대규묘 전쟁이 수차례 벌어지는 부분은 제법 재밌고 전개 속도도 빠른 편입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퍽퍽 죽어나가지만 다들 각자의 역할을 하기에 쓸모없는 인물은 거의 없습니다. 이 책이 나온 지 수십 년 된 책이지만 묘사 등이 크게 어색하지 않고 마법이나 용등 판타지적 요소도 많이 나오는데 역시 원조는 다른 건지 흠 잡을만한 것이 없습니다. 책 중간에 일러스트가 다량 있는데 상당히 유려하면서도 당시 소설의 상황을 상당히 잘 전달해주는 좋은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실마릴리온은 톨킨이 거의 전 생애에 걸처 작업하다 끝내 작품을 다 내지 못하고 죽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들이 없었더라면 이 엄청난 명작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수도 있죠. 한 사람이 사실상 하나의 신화를 창조한 것이니 얼마나 대단합니까. 실마릴리온 자체로도 꽤나 큰 분량인데 중간에 '이 이야기에서는 다루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제법 있는데 이것들이 반지의 제왕 등의 다른 책일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현대인 중에서도 없을 듯하지만 실마릴리온은 저도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전에 호빗을 읽었는데 이게 영화로 3부작이라니 과연 실마릴리온은 영화로 하면 대체 몇 부작일지. 과연 피터 잭슨이 살아있는 동안 감독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서야 톨킨이 진정 위대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호빗은 재밌긴 했는데 엄청나다기까지는 아니었고 반지의 제왕은 영화로만 봤거든요(물론 엄청나지만). 호빗의 영화화도 성공적으로 된 듯하니 그 영향으로 이 소설도 제법 알려졌으면 합니다. 물론 최고의 명작은 반지의 제왕이겠지만 이 책이야 말로 가운데땅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가운데땅의 역사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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